2020. 3. 2. 05:55ㆍ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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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전 MBC 사장 “마스크 구매 줄, 소련의 배급 연상” - 미디어오늘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을 겨냥해 “마치 과거 소련 시절 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늘어선 사진이 연상된다”고 표현했다.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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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통합하겠다는 이른바 '미래통합당'의 정치 신인 김장겸 전 MBC사장의 맨 얼굴을 보여주는 페이스북 글을 소개하는 미디어오늘의 기사를 보고, 이 새벽 아무리 바빠도 한 마디 쓰지 않을 수 없어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목동 모 백화점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서울 시민이 장사진을 이룬 정경을 보고 '구소련의 배급받는 풍경'이라고 냉소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패를 꼬집고, 나아가 이 정국에서 정부를 지지하는 시민들을 자신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무능한 정부에 무조건 충성하는 왕조 시대의 우매한 백성쯤으로 "마스크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부에 성은이 망극해!’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매도했다 한다.
한 나라의 국회 의원을 해보겠다는 후보의 눈이 어쩜 그리도 삐딱한 건지. 이 정도의 수준으로 국회의원이 된다면 복잡다난한 의원의 직책을 어찌 해낼지, 아니 당장 선거전이나 제대로 치뤄낼지 걱정이 될 정도다.
평범한 내 눈에도 "마스크 품귀 현상은 '중간 상인들의 매점매석' 아하! 코로나19 위기에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공동체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구나. 공동체 정신의 회복이 필요하겠구나. 그나마 그 백화점은 노마진으로 판매한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결국은 자기 선전을 위한 것이지만." 이 정도는 기본으로 볼 수 있어야 했다.
좀더 나아가 한 나라의 선량이라면 다음 정도로는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티비 뉴스 화면에 길게 줄을 선 시민들은 내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고 본다. "내가 바이러스 감염되는 것을 마스크가 막아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 하지만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감염되었을 경우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을 방지하고, 이런 비상 시국에는 정부의 방침을 따라 주어야지. 겨우 몇 장 구하는 거지만 오늘 같은 휴일, 특별히 바쁜 일 없으니 조금 기다려 보자. 얌체 같은 족속들이 값을 올려 받는 마스크는 돈을 떠나 구매해 주면 안 되지. 내가 시간 조금 투자하고 말지. 우리 나라가 어서 이 위기에서 벗어나야지."
MBC 사장을 지냈다는 분이 한국 시민의 수준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구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마스크를 경품으로 내건 것을 보고 같은 언론 종사자로서 통절한 자기 반성과 각성을 촉구하고 대신 사과해도 모자랄 판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같잖게 '소련의 배급' '성은이 망극' 운운하며 시민을 모독하다니, 눈이 삐어도 너무 삐었고, 의식 수준이 시민의 맨꼬리에서도 한참 떨어진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까지 쓰다보니 시간이 너무 흘렀다.
공연히 소중한 시간만 낭비한 건 같아 지금은 김장겸보다 내가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