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봉의 가을

2020. 11. 18. 15:06카테고리 없음

어제 바가 내리고 국사봉 가는 길이 촉촉하다.

늘상 지나는 길이건만 단풍밫이 더욱 놀랍다.
설악이나 내장의 단풍만 단풍인가. 오늘 아침 상도동 국사봉 가는 길의 단풍이 깊은 산중에 들어온듯 그윽하다.
늘 푸르기만 하던 잣나무 숲에도. 붉은 단풍이 숨어 있었다. 생각과 달리 자연은 우리의 삶의 터전 어디에고 있다. 하기야. 우리가 이미 자연인데도 짐짓 아닌 척 했을 뿐. 하늘 아래 자연 아닌 것이 얼마나 되랴. 첨단으로 치닫는 발딩과 전자 제품도 엄청난 과학 기술로 일궈낸 것 같지만 기실 모두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을 잠시 변헝시켜 이용하는 것이다. 어떤 기술도 무에서 유를 만들 수 없다는 명제가 인간의 자연성을 웅변하고 있다.

국사봉 가는 길 잣나무 숲에 숨은 단풍들

우주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따라 지상 모든 생명과 인간도 태어났다가 사라진다. 우리가 누리는 것 중 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보다 저절로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