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 조국!

2019. 9. 19. 04:52일상

이언주에 이어 한국당 황교안이 생중계를 받으며 삭발했다. 이어 김문수 차명진이도 했단다.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란다. 국사봉 약수터 운동하는 곳에서도 문재인이 나라를 망하게 한다고 탄식하는 소리를 요즘 부쩍 더 자주 듣는다. 심지어  설비 자영업을 하는 어떤 분은 '총만 있으면 죽이고 싶다'는 말까지 진지하게 토로한다. 

소위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들의 선동이 먹혀들고 있음을 내 주변에서 실감한다. 이른바 강남 좌파 '조국'이 하나 때문에 나라가 망하니 그를 임명한 문재인을 총살해야 한다는 험한 말들을 순박한 주민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고, 이 말들이 메아리가 되어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퍼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파괴되고 경제와 외교는 아이엠에프 때보다 더 심각하게 망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나의 이웃은 치를 떤다.  '지금 한국 괜찮다. 가짜 뉴스에 속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하니 자기는 보수 유튜브는 보지 않는다며, 되려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본다.

'조국'의 치부를 까발려 순진한 청년들의 가슴에 불질러 놓은데 성공했다는 판단 아래 저들은 더욱 물고 흔들어댈 기세다. 정치 혐오를 부추키고 반사이익을 누리겠다는 더럽고 간교한 계산에서다. '경포대'라고 경제를 말아먹는 노무현으로거짓 낙인찍어 경제 살리는 이명박을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경험을 살려 이들은 거짓 '폭망'의 공포를 확산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망국의 공포는 벌써 생활인의 현장에 깊이 퍼져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실과 거짓의 구별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우리 이웃들의 눈에는 빤히 보이는 저들의 속셈이 정말로 안 보이는 걸까? 

 

 

황 교수 사태를 보며

 

중요한 성과는 무지한 네티즌에게 산 교육이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무지한 네티즌이란 무조건 국익의 편에 서서 황 교수를 두둔하고 MBC를 까는 편에 선 사람을 말한다. 물론 필자도 네티즌의 한 사람이니 이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 올바른 여론은 국가의 존망과 관련되는 중요한 문제다. 설사 그것이 옳은 것이라 할지라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데 하물며 일부 언론들에 의해 국익이라는 미명으로 포장되어 있는 잘못된 보도에 근거한 것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을 것 아닌가? 2차 세계 대전을 치르고 인류의 공적이 된 나치나 일본이 바로 그런 사례다. 그들은 당대에 엄청난 국민적 지지를 토대로 게르만 통일과 대동아시아 공영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줄기 세포 연구, 아직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재앙인 핵폭탄을 개발해 패권을 장악하고 현생 인류를 위협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에 있다. 국익을 위해선 무슨 일이든지 하는 비이성적이며 보수적인 그 나라에서도 금단의 구역으로 지정해 연구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줄기 세포. 즉 아직은 미지의 분야일 뿐 아니라 그 기술이 인류와 생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정확한 판가름을 하는 것이 어려운 분야라는 뜻일 것이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 줄기 세포, 이와 관련된 기술이 축복이 될지 저주가 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기술이라는 얘기다.

 

노벨이 자신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토목이나 건축 분야를 넘어 살상의 무기로 쓰이는 것을 보고 참회하는 마음에 노벨상을 만들었다는 것을 교육열이 높은 우리 국민이라면 다 아는 상식일 것이다. 유전 공학에 의한 체세포 복제도 음과 양이 분명히 있고, 악용될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이것을 모를 국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인(=황우석)이 받을 수 있는 노벨상을 남이 잘되는 것을 못 보는 못된 국민성때문에 못 받게 되어 원통해, 이런 원통한 일이 없도록 하고 진실이 승리를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칫 아기를 잉태하지 못하게 될 위험을 감수하며 황 교수의 숭고한 연구를 위해 자신의 난자를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젊은 여성의 무용담이 일부 언론-주로 편향된 신문 조선, 중앙, 동아-에 실려 국민의 감동을 사기도 했다.

 

무지의 극치다. 아니 알면서도 너무 어깃장들을 놓는다. 그런 언론들의 가당찮은 주장에 휩쓸려 마냥 자신의 의사인 양 착각하고 황우석 용비어천가를 불러대는 무지한 소위 네티즌들, 무섭다. 국익이라니?

 

과학적 진실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한정된 진리다. 과학에 있어서는 절대적 진리가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이 정도는 이미 상식으로, 모를 국민이 없을 것이다. 즉 줄기 세포 배양 기술, 그것이 계발되었다 해도 일시적인 것일 뿐 새로운 기술에 의해 얼마든지 뒤집혀 실용성이 떨어질 수도 있고, 그것이 긍정적인 부문인 난치병 환자 치료보다 부정적인 부분인 측면에서 예컨대 유전적으로 우월한 인간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술로 사용된다면 그야말로 인류의 공적이 될 것이다.

 

황교수의 기술이 긍정적인 부분에 100% 사용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효과를 누릴지는 현재 과학 기술의 발달 속도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부정적인 측면의 우려도 있고 보면 우리 국민 모두가 황 교수의 입장을 모두 옳다고 한다면 누가 봐도 편향된 것이 아닐 수 없다.

 

만약에 외국 언론이 황 교수의 연구 논문을 검토하고 문제점을 파고들어 세계에 폭로했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외국 언론이 그럴 리 없다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후속 연구로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논문이라는 것은 후행 논문에 끊임없이 인용되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오류나 문제점은 대부분 밝혀지게 된다는 것은 이미 역사적 사실이 입증한다. 그냥 묻힐 수 있다고? 절대 그럴 리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국익과 관련된다고 하는 분야의 논문을 다른 나라의 과학자는 국익에 관심이 없어서 그냥 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후속 연구로 만회할 수 있었다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진다. 아직 결과를 모르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진실을 떠난 진리라는 것은 생명을 오래 유지 못한다는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만약 황 교수의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면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황 교수가 진실하다면 과학자의 자존심이라는 문제를 떠나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 하는 사실에 대해 떳떳하게 재검증에 응해야 할 것이다. 과학자의 자존심도 결국 진리를 위한 자존심이라는 것이 또한 상식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절차가 복잡하고 실험 결과가 처음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 할지라도 거기에 진실이 있다면 꺼릴 이유가 하등 없는 것이다. 새로운 발견의 계기도 될 수 있잖은가.

 

지난 금요일(12.9.) 아침으로 기억한다. 네이버 폴(POLL)과학자는 객관적 검증에 임하고, 패가망신을 각오하고 탐사보도한 언론인의 용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범한 글을 올렸는데 5분도 되지 않아 누군가에 의해 지워진 경험을 한 필자다. 혹시 그 당시 이를 지켜본 네티즌도 있으리라.

 

우리 한국은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 세계 제일을 호언하고 있는 나라다. 그리고 네티즌의 힘이 대통령의 선택도 좌우할 만큼 무시하지 못할 세력으로 자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네티즌의 힘이 엉뚱한 방향으로 사용되거나 특정 세력의 여론 조작에 이용된다면 이 나라의 장래도 암담하지 않을 수 없다. 네티즌들의 성숙한 사실에 대한 이해와 정확한 판단이 요청된다.

 

일찍이 초등학교 다니는 딸이 최신 컴퓨터로 주어진 시간 동안 내내 게임만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분통을 터뜨리며, 컴퓨터는 게임만 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는 데 무진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이 글을 써도 소용이 없을 거라는 생각과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갈등 속에 마친다.

 

 

 

20051211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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