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작은 능소화

2019. 8. 29. 10:14일상

국사봉 아래 요즘 서울대 입구역 사무실로 걸어 출근하는 길에 요 며칠 무릎 아래서 반겨주는 능소화가 싱그럽다.

'능소화'가 늘 큰집의 높은 대문이나 담장위에 피어 있어, 올려다 보기만 했다. 그런데 이렇게 내 무릎 아래 피어 있는 걸 보니 더욱 정겹다. 지난 시대, 이름이 능 (업신여길 凌), 소(하늘 소 宵) 화(꽃 花)라서 '하늘을 우습게 아는 꽃'이라는 건방진 이름을 갖고 있으며 또 양반집에서 주로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친근감보다는 선망과 질시를 느끼게 하던 꽃인데 오늘 이 능소화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상도동에서 관악구 봉천동으로 내려가는길(인도가 너무 좁다.)

이 길을 걸으며 아까 무릎 아래 웃던 능소화의 의미를 생각하다 작은 카페에 들러 커피한 잔 하며 간단히 적는다.


 
"높을수록 낮추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


평범하지만 일상의 사물에서 소소한 의미를 부여하고 발견하는 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늘 감사하는 마음을 새삼 느까게 하는 출근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