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1. 16:04ㆍ일상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박원순 시장께서 이다지도 갑작스럽게 세상을 버리다니, 믿고 따르던 한 사람의 민초로서 그저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게다가 그분이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서 성추행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봐라! 이상! 진보! 고상한 척하는 니들도 똑 같잖느냐?’ 부정한 권력에 편승해 추악한 이기심을 채우려는 수구 기득권 세력들의 비아냥거림에 어떻게 대응할 바를 모르고 위축되어 있다. 그저 벙어리 냉가슴을 앓 듯, 속으로 가슴을 치고,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며 좌절감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그분의 결단, 그분이 우리에 전하고자 하는 뜻을 생각할 때 우린 마냥 안타까워하고 슬퍼하기만 할 수 없다. 흔히 한 사람의 생명은 하나의 우주라고 한다. 그만큼 생명은 소중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세상 그 누구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아시는 분이었기에 뛰어난 능력과 지혜를 갖춘 박원순 시장께서는 평생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셨고 실천해 오시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그분이 우주 전체와 같은 생명을 가벼이 생각해 그런 결단을 내렸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잘못 판단한 것이다. 그분이 우주 전체와 같은 생명을 내던져 지키고자 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회적 명예, 재산 상의 이익, 자존심……, 이런 것들을 아무리 나열해보아도 우주와 같은 생명과는 비교가 될 수 없다. 반칙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재주 있고, 능력 있다고 자신하는 자들이 양심을 버리고 저희들끼리 야합해 진실을 왜곡하고, 약자들의 권리를 유린하는 부조리한 한국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온 그분의 삶의 궤적을 볼 때, 개인적인 명예나 이익은 너무도 하찮은 것이다. 이렇게 보면 박원순 시장이 소중한 목숨을 던져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는 저절로 드러난다. 만약 자신이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면 자신의 평생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부조리한 한국사회를 개선 하는 것-에 장애가 된다고 여겼던 것이다. 야수들처럼 덤벼드는 수구기득권 세력들의 뻔뻔스러운 공격으로부터 진보 세력의 흔들림 없는 전진을 지켜내기 위해 귀중한 생명을 던져버린 것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나, 노회찬 의원의 선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그가 못다 이룬 꿈이 무엇인가를 살펴서, 그의 순결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이 살아남은 자로서 당연한 의무가 아니겠는가?
2020년 7월 11일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일보 윤석열 범죄 폭로 (1) | 2020.10.19 |
---|---|
아! 아름다운 대한 민국의 시월. (0) | 2020.10.10 |
사기의 추억, 김종인 “변화 그 이상의 변화” (0) | 2020.06.02 |
친미 사대주의 마각을 드러낸 수구 사대 기득권 언론들 (0) | 2020.04.10 |
국민 분열? 21세기 진정한 통합은 (0) | 2020.04.07 |